정보와 주장/금리-환율(금융)

[스크랩] Re: 누가 `고금리`를 주장하는지?

yygg 2009. 2. 3. 22:57


지금 이곳에서는 한은과 정부의 '지나친 저금리 기조'를 탓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누가 고금리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인지 생소하기만 하네요.^^


우리만 독야청청 고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 충분히 개방되어 있습니다. 우리랑 유럽애들이랑 금리차가 꽤 나면, 금리재정거래가 특기인 유럽넘들 개떼처럼 몰려와서, 우리 금리 걍 내려놓습니다. 얘네들도 딱히 돈 굴릴 데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안 그래도 환율이 충분히 올라와 있는 상황입니다. 얘네들 금리차이 보고, 환차익 기대하고 사흘 굶은 거지떼로 몰려옵니다.


아래 SDE님의 글처럼, 제가 저금리 기조를 욕하는 이유는, 우리의 경우 '저금리를 유지하면' 절.대.로 가.계.부.채.의  구.조.조.정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세요, 전세계경제가 다 죽는다고 난리를 떠는데, 우리의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은 0.5% 밑에서 놀고 있습니다. 서브프라임사태나 리만사태 전과 거의 차이가 없어요. 금리가 꽤나 높다고 난리를 치던 때도 연체율 거의 변동 없었습니다. 이렇게 다들 버티게 되는 근거가 무엇일까요? 집값은 떨어지는데, 이자는 올라가는데, 왜 다들 잘들 버티고만 있을까요?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대인대물대출'이라서, 한 번 진 빚 죽어도 끌고가야 합니다. 죽거나 신불자 되거나 갚거나 딱 세 가지 옵션만 존재하죠. 미국의 모기지론은 대물대출이라서, 집이 깡통되면 - 그러니까 대출잔액보다 집값이 낮으면 - 그냥 걸어나가면 모든 계약관계가 끝이 납니다. 이렇게 깡통된 집에서 사람들이 '걸어나가니' 이 손실이 가계에 쌓이지 않고 곧바로 금융기관의 부실로 잡히고, 이 여파로 미국의 금융기관들이 죽어나고 있는 것이구요.


미국의 이런 모습을 우리가 뭐라고 불러야 합니까? 대출이라는 게 저렇게 인간적일 수가? 확실히 미국의 대출은, 대출위험을 채권자와 채무자가 나눠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니 '선진적'이지요. 애초에 멍청하게 신용평가를 해댔으니, 금융기관도 징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구요. 그래야 이넘들도 신용평가 제대로 하겠지요. 이런 건 헛소리고, 미국의 저런 모습을 쉽게 제도에 따른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가만히 있어도, 자연스럽게 모기지론 부실이 정리되는 거래요. 연준은 대출의 부실이 확정될 때, 그러니까 금융기관의 부실로 쌓일 때, 금융기관에 돈 질러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럼, 가계는 부실을 털면서 손해 볼 것 다 보고 털 것 다 털고 새 출발할 수 있고, 금융기관도 그만큼 가벼워지는 거지요.


우리는 어떻습니까? 다만 죽어라고 막고만 있잖아요? 그 결과가, 가계대출 부실이 없기라도 한 듯, 초호화판 대출연체율이 나오는 것이구요. 우리가 정말로 가계대출부실이 없나요? 우리 가계가 정말로 과소비, 투기질 안 했나요? 지나가는 소가 웃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른 '제도' 즉, 대인물대출 때문에, 미국과는 다른 조치를 취해주어야만 합니다. 그냥 따라가서는 안되는 거라구요. 모든 문제의 근원인, 징그러운 가계 과다 대출을 해소하려고 시늉을 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뱁새래요. 그냥 황새 따라가서는 안되는...


지금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내수 절대로 안 살아납니다. 가계나 금융기관이나 손실이 정리가 되지 않고, 걍 끌고만 가거든요. 손을 대줘야 하는 겁니다.


그럼, 기준금리 기준으로 어느 정도의 금리가 바람직할까요? 앞서 말했잖아요? 우리만 독야청청 고금리 갈 수 없다고. EC보다 기껏 1.5 ~ 2.5%p 정도 높은 수준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겨우, 이 정도랍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가계들이 가계들이 최소한의 부담을 느끼는 거지요.


우리의 대인대물대출 제도 아래서, 가계부실을 어떻게 털어내야 할까요? 답은 딱 하나입니다. 과다채무자들이 집을 좀 낮게 내놓아서 팔아야 합니다. 현금을 지니거나 보다 적은 대출이 필요한 이들이 이 집을 받아먹고, 전체적인 위험수위를 낮추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우리에게는 과도한 위험을, 여러 사람에게 골고루 분산시키는 게 거의 유일한 해법입니다. 빚을 많이 진 이들이 손해 보고 집을 팔아 손실을 확정하면서 새 출발을 하고, 돈을 지닌 이들이 싼 값에 제 집 장만하는 것만이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 이대로 끌고 가보세요. 이넘의 나라는, IMF이후 줄곧 들었던 '수출 외끌이 동력'론을 앞으로도 십수 년 들어야만 할 것입니다. 수출 하나 살리려고, 수출경쟁력에 집중하고, 이로써 양극화나 비정규직 등 다른 사회악들이 확대재생산 될 테구요. 너무 뻔한 스토리 아닌가요?


EC보다 2.0%p 높은 게 그리 부담스러우신가요?


이 정도면 경제에 큰 충격도 안 주고, 다주택자들에게 만만치 않다는 경고를 충분히 보낼 수 있고, 한은은 통화정책 수단을 고갈시키지 않아도 되고, 미래를 위해 정책수단이라는 실탄을 애낄 수도 있고. 이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지금 한은은 도박을 하고 있습니다. 연준이랑 한은은 애초에 입장이 다릅니다. 가계대출 하나만 놓고 보아도 성질이 다르잖습니까.

 


++++ ++++ ++++ ++++


'디플레' 디플레 하시는데, 걱정 마세요. 우리나라 사전에 '디플레이션'이란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우리나라 최저 물가상승률은 2.0%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이 때문에 한은의 기준금리 2.5%가 사실상 최저수준이라고 감히 말을 하는 것이구요.


당장 1월달 물가상승률이 3% 대로 떨어졌잖아요? 미국이나 유럽은 이미 (-) 상태입니다. 우리 환율 충분히 높아서, 앞으로도 계속 물가 올라갑니다. 환율이 물가에 반영되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요. 환율이 떨어져도 물가 안 내려갑니다. 우리나라는 충분히 대기업들이 가격담합질을 잘 하거든요. 디플레이션 걱정 마세요.


흔히 '디플레'라고 할 때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기준이 될 것입니다. 디플레는 곧 화폐구매력이 높아지는 현상이잖아요? 소득의 구매력도 좋아지구요. 소비자 물가지수라서 그런 것이겠죠.


자산가치 하락과 물가하락은 구분하였음 싶네요.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악파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