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남자는 왜 예쁜 여자에게 끌릴까? - cimio(09.05.19)
출처:http://cimio.net/615
남자는 왜 예쁜 여자에게 끌릴까?
- cimio(09.05.19)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흔히 하는 불평 중 하나가, 남자는 여자를 너무 외모로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선 남자들도 그리 부정을 하지 않죠. 오히려 그렇게 따지는 여자들에게 남자들은 "예쁜 게 좋을 걸 어떡하느냐?"고 되묻습니다.
그러면 왜 남자들은 이렇게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왜 많은 남자는 여자의 미모가 배우자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느끼는 것일까요? 그 해답은 유전자에 숨어 있습니다. 유전자는 자신을 배가하려는 욕구로 똘똘 뭉친 존재입니다. 그래서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인 유전자(The Selfish Gene)라는 표현을 썼죠. 유전자가 자신을 배가하려면, 즉 대대로 유전자를 퍼트리려면 유전자가 형성한 인간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야 합니다. 여기서 좋은 배우자란 마음이 착하고 일 잘하는 배우자가 아니라, 건강한 2세를 낳고 키우는데 도움이 될 사람을 뜻합니다. 남자가 보기엔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자가 그러한 배우자죠. 만약 심한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지닌 여자와 결혼한다면, 내 유전자와 배우자의 유전자가 섞인 자손도 심한 결함을 타고나서 결국 금방 죽어버릴 가능성이 크겠죠. 따라서 남자의 유전자에겐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자가 최고의 배우자감이겠죠.
요즘은 유전자 이상 여부를 확인하려면 유전자 검사를 받으면 되겠지만, 과거엔 그러한 기술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자연스럽게 외모만 보고도 유전자의 건강을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얼굴의 균형이 안 맞는 여성보다는 얼굴의 균형이 잘 맞는 여성이 건강한 유전자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크고, 피부가 거친 여성 보다는 피부가 말끔한 여성이 건강할 가능성이 큽니다. 남자는 이처럼 건강한 유전자의 증거를 보이는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몸매도 그렇습니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육감적인 몸매란 사실 여성 호르몬이 잘 작용해서 빚어진 몸매입니다. 이렇게 여성 호르몬이 잘 작용한 사람은 임신과 출산도 잘할 가능성이 크죠. 제가 아는 어떤 산부인과 의사는 여성의 몸매만 보고도 "이 여자는 임신이 힘들겠다"고 진단을 하더군요. 그만큼 체형과 임신능력은 관계가 깊습다. 사실 몇 십 년전만 해도 여성들은 다른 여성의 뒷모습만 보고도 "애를 잘 낳을 여자"인지 아닌지 쉽게 구분했습니다. 의사가 흔치 않던 시절이라 아이를 쉽게 낳을 수 있는 여자는 좋은 신붓감이었던 시절의 일이죠.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남자들이 좋아하는 몸매는 크게 봐서 아이를 잘 낳는 몸매입니다.
남자가 건강한 유전자를 소유한 여자, 여성 호르몬의 작용으로 아이를 잘 낳을 여자에게 본능적으로 끌린다면, 여자는 아이를 잘 챙겨줄 남자에게 본능적으로 끌리기 마련입니다. 원시시대에는 남자가 사냥 능력이 없다면 아이들이 굶주리고, 따라서 몸이 약해져 쉽게 병들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여자는 남자가 공급자의 능력이 있는지를 중요시하기 마련이죠. 이는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자들이 남자의 직업 보고 결혼하면 남자들은 "속물"이라고 야유를 보내지만, 여자에게 이러한 선택은 남자가 예쁜 여자와 결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능적인 행동일 뿐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대부분 사회에서 여자는 남자의 공급에 유지하여 살았기 때문에, 무능한 남편은 아내와 자식을 굶주리게 하고, 따라서 유전자가 영원히 유지되는 데 큰 방해물이 되겠죠. 반대로 유능한 남편은 아내와 자식에게 충분한 물자를 공급해서 자손이 배가하는데 크게 이바지를 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여자는 유능한 남자를 배우자로 선택하는 본능을 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성이 유능한 남자를 좋아하다 보니, 남자들도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반응을 보이기 마련입니다. 이것도 유전자의 반응인데, 여성에게 선택되어야 유전자를 퍼트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죠. 한때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끈 "Who let the dogs out"이라는 노래는 개에 관한 노래가 아니라, 자기 능력 과시하려고 설치는 남자에 관한 노래입니다. 파티가 열리면 남자들은 말로든 춤으로든 능력을 입증해서 여성들의 호감을 사려고 노력하죠. 이처럼 "여자가 유능한 남성을 좋아하고, 남성은 여성에게 유능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상황은 오늘날 세계가 겪는 경제위기의 원인일지도 모릅니다. 윌리엄 보너와 라일라 라지바는 Mobs, Messiahs, and Markets에서 "미국 남성들이 유전자를 퍼트리려는 본능 때문에 빚을 내서 불필요하게 큰 집과 비싼 차를 사들였기에 경제위기가 닥쳤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과장된 주장일지 모르지만, 경제를 움직이는 원인을 합리적 선택이 아닌 유전자의 본능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보통 유능한 남자라면 남성 호르몬이 넘치는, 공격적인 사람을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여성들은 이렇게 남성 호르몬이 넘치는 남자의 외모(각진 턱, 온몸에 난 털 등)에 대해 특별히 끌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여성이 좋아하는 남자는 자상하고 잘 배려해 주는 사람이죠. 이는 남성 호르몬이 넘치는 남자는 가정을 잘 돌보지 않기에 자녀 양육에 신경을 잘 쓰지 않고, 따라서 유전자를 물려받은 다음 세대의 생존에 기여하지 못합니다.그에 비해 자상한 남편은 자녀를 잘 돌보기 때문에 자녀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여자는 자상한 남자에 대해 끌리는 본능이 자랐죠. 또한, 남성 호르몬이 넘치는 남자는 모험심이 많아서 전쟁터에서 겁 없이 설치다 일찍 죽어버릴 가능성이 크고, 이는 가족의 생존이 어려워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도 여자는 자상한 남자를 좋아하는 본능이 생긴 것이죠.
이처럼 남자가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마음이나, 여자가 유능하고 자상한 남자에게 끌리는 마음은 모두 "유전자의 자기 복제 욕구"에 근거한 본능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본능은 아주 오래전에 형성이 되었고, 지금은 유전자의 욕구와 연관을 찾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은 아이를 아예 낳지 않으려는 젊은이도 많은데, 이들은 건강한 아이를 낳거나 아이를 잘 돌볼 사람과 결혼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예쁜 여자, 유능한 남자를 배우자로 맞으려는 욕구는 변함이 없습니다. 또한, 성형수술로 외모를 예쁘게 바꾼 여성은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기엔 수술전보다 전혀 나아진 것이 없는데, 남자는 성형수술로 예뻐진 얼굴에 대해 매력을 느낍니다.
이러한 상황은 현대인이 처한 곤경의 본질이 무엇인지 잘 보여줍니다. 즉, 유전자의 본능(자기복제)이 인간의 본능(예쁜 여자, 유능한 남자와 결혼하고픈 마음)으로 표현되고, 인간의 본능은 인간의 행동(예쁜 여자, 유능한 남자와 결혼해서 건강한 2세를 봄)을 낳아 결국 유전자의 본능이 성취되는 것이 과거의 인간이었다면, 현대인은 유전자의 본능(자기복제)은 변함이 없고, 유전자의 본능에 기초한 인간의 본능(예쁜 여자, 유능한 남자와 결혼하고픈 마음)까지는 변함이 없지만, 이렇게 본능을 따라 행동해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낳지 못함으로 유전자의 본능(자기복제)은 실현되지 않는 것이죠. 이렇게 본다면 의식의 수준에서는 욕구충족(원하는 배우자를 만남)이 되는데, 유전자의 수준에선 욕구충족(건강한 2세를 통한 자기복제)이 안 되는 현대인이 많다고 볼 수 있죠. 어쩌면 현대인에게만 나타나는 근거 없는 불만, 불안 등은 불만에 빠진 유전자가 보내는 신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