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와 주장/정치 사회

(담담당당) 미네르바에 관하여

yygg 2010. 1. 6. 00:28

무탄초난- 73. 박대성은 언제 누구에 의해 '곰'으로 선택되었나 [23]

  • 담담당당 os*** 담담당당님프로필이미지
    • 번호 847540 | 10.01.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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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

     

    박대성은 언제 누구에 의해 ‘곰’으로 선택되었나?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대목이다. 박대성이란 조작의 개체, 페이스 오프의 당사자는 언제 누구에 의해 선택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곡마단의 최고 기획그룹과 박대성이란 당사자, 그리고 그러한 조작의 프레임에 깊숙하게 협조한 사람들일 것이지만 그들이 입을 열지 않는 지금, 그것을 거꾸로 추적해보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미 노출된 자료들을 통하여 그 내용을 먼저 추적해보도록 하자.

     

    중앙일보 기사(머니투데이가 옮겨 놓기도 했다)의 한 대목을 보자. 이 기사는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을 머니투데이에서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중앙일보 원판을 보니 임미진, 박유미, 김진경 기자 등의 이름이 있다. 이 짧은 기사에 세 명의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당시는 아마 T/F처럼 운영한 모양인데 그렇다 해도 기사 하나에 무슨 팀도 아니고 이름이 줄줄 올라 있어 생경스럽다.

     

    미네르바 동생, “오빠, 온종일 인터넷에 글 써” (2009.1.9)

    http://news.mt.co.kr/mtview.php?no=2009010907381139646&type=&#reply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450288 (중앙일보)

     

    이 기사에 따르면 동생은 박대성이 ‘체포 10일 전’에 인도에 선교로 파견되었다고 되어 있다. 기사 내용이 워낙 ‘신파조’의 시나리오로 써진 탓인지 많은 이들이 오히려 이 기사를 보고 의구심을 더 크게 가지기도 했다. 내용을 잠깐 보면 이런 대목도 있다.

     

    - 이웃 주민들은 물론 심지어 한집에 살았던 여동생조차 그가 유명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라는 사실을 몰랐다. 현재 인도에서 선교 활동 중인 여동생은 지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네르바가 누구냐”고 되물었다.

    - 여동생의 지인은 검찰 발표 직후 이뤄진 통화에서 여동생이 “우리 집이 넉넉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가난하지도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7일 검찰에 체포됐을 당시 그가 입고 있었던 옷은 깔끔하고 손질이 잘 된 세미 캐주얼이었다. 가끔 박씨의 빌라를 찾은 부모와 마주쳤다는 한 주민은 “부모님이 인천에서 여관을 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 여동생은 “최근 몇 달 동안 오빠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뭔가를 인터넷에 계속 올렸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빌라 주민들도 열린 문틈 사이로 그가 컴퓨터를 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미네르바 신드롬’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던 때였다.

    - 그의 집은 유난히 택배 배달도 잦았다. 경제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배달시켜 읽은 것으로 보인다. 한 주민은 “여름부터 집으로 조그만 택배가 자주 왔다. 뭐냐고 물으니 ‘일하고 관계된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여동생도 “오빠는 집에서 계속 경제 관련 책을 보면서 공부를 했다. 항상 증권·주식·경제 얘기를 했다. ”고 했다.

     

    워낙 내용도 구성도 척 보기에도 어이없는 기사였던지-여동생의 지인(교회 관계자였다) 운운, ‘열린 문틈’으로 컴퓨터 하는 모습 목격 등- 댓글에는 기막히다는 반응이 그대로 달렸다. 확실히 여동생을 직접 인터뷰 한 것도 아니고 여동생의 지인의 전언(傳言)이라고만 처리한 ‘인용’ 대목은 기사요건 자체를 전혀 충족하지 못했지만 당시 시점(2009.1.9) 과연 중앙일보(머니투데이)는 어떤 입장이었는가, 확실히 짐작할 수 있게는 한다. 그들도 박대성 미네르바 만들기의 한 패였던가? 짐작하건대 당시는 그랬던 모양이었다. 그러지 않고서 저런 기사를 쓴다는 게 상식적으로야 말이 되지 않는다. 그 이후 오히려 중앙일보는 이 관련 기사를 많이 쓰지는 않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나몰라01.11 22:42

    인터넷에 몰두하는 모습이 열린문틈으로 이웃에게 자주 목격됐다.. 개그?

     

    방랑애호가01.09 10:03

    솔직히 이건 너무 작업하는 게 티나네요. 어떤 만화에서 배껴온 설정인가요? 보통 만화스토리대로라면 이제 미네르바 앞에 악마가 나타나서 '힘을 주겠다'그럴 차례일듯?

     

    니가 싸이코같다01.09 09:46

    뭘보고 싸이코패스 증후군이냐??

     

    그러나 이 부분은 그 내용상으로는 매우 중요하다. 시점에 관한 문제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대성 체포 열흘(10일) 전에 한국을 떠난 여동생, 그러니까 1월 7일을 기준으로 해서 12월 27~28일경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어 있다는 날짜가 나온다. 그녀를 해외로 내보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이전에 이미 준비가 이루어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 힌트 하나를 주고 있다. 즉, <12월 29일 글 자체도 미리 준비된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즉, 박대성 미네르바 조작사건의 시작은 엄밀히 12월 중순 서울중앙지검 1차장 산하 형사 5부장 김하중이 3차장 산하 마약조직범죄수사부로 사건을 이첩한 시점부터 이미 조작이 개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2월 14~15일 시점까지 김하중(당시 형사5부장)이 사건을 가지고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조작은 12월 18~19일경 수준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정확하게 박대성 체포 20일 전의 일이었던 셈이다.

     

    이 점에서 시사인(시사IN)의 2009년 1월 21일자 글 하나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은 사건 초기 인턴기자가 박대성의 부모와 인터뷰를 시도했던 것이지만 기사로 나가지는 않고 시사인 블로그에만 존재한다. 그렇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지금 시점에서도 그렇고 당시 시점으로 돌아가봐도 마찬가지다.

     

    시사인 인턴기자의 박대성 부친 인터뷰 후기 (2009.1.21)

    http://blog.sisain.co.kr/448

     

    앞에 쓴 편집자 주 부분이 아주 특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대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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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시사IN 이해나 인턴기자가 검찰이 구속한 미네르바 박씨의 부친을 인터뷰하고 왔습니다.

     

    그러나 이 인터뷰 기사는 실리지 못했습니다.

    박씨의 부친은 극도로 심약해져서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한 말을 옮기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습니다.

    박씨 부친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댄 것도 아니었고...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박씨의 부친이 주문처럼 되뇌인 말은

    "정부에서 각본대로 하는 거니까..."라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의미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소시민으로서 자식을 잡아간 검찰에 대한 반감에서 의미 없이 한 말일 수도 있고,

    뭔가 집히는 것이 있어 의미를 담고 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 의미가 궁금합니다.

    신동아가 진짜 미네르바는 따로 있다며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누가 진짜인지 밝혀진다면 각본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밝혀질 것입니다.

    이해나 인턴기자의 취재 후기 감상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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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인터뷰 가운데서 ‘제우스’라는 부분이 바로 박대성의 아버지다. 아래 기자와의 대화를 한 번 보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각자 한 번 생각해보라. ‘코닥녀’가 시사인의 인턴기자 ‘이해나’다.

     

    코닥녀 - "따르릉.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시사인 인턴기자 아무개라고 합니다."

    제우스 - "기자한테는 할 말 없어요, 속상해서......"

    코닥녀 - "전 그 속상한 얘기 들어드리려고 하는 건데요."

    제우스 - "난 빽도 없고 돈도 없고, 석방되는 것 밖에 길이 있겠어요, 할 말 없어요. "

    코닥녀 -  "아버님 억울하신 게 있으실 텐데 말씀하시다보면 제가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제우스 - "아 글쎄 정부에서 각본대로 하는 거니까 우리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니까!"

    코닥녀 -  "내일 잠시만 시간을 내주시면 안 될까요?"

    제우스 -  "속상해서 술만 먹고 밖으로 돌아다녀요, 더 이상 할 말 없으니 끊습니다. 뚝."

     

    그리고는 중앙일보의 기사 자체를 완전히 뒤집는다. 부모의 집은 여관을 하는 곳이 아닌 평범한 시골집이었다는 내용도 나온다. 물론 하다가 경제사정에 따른 변동이 생겼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저 부분, “정부에서 각본대로 하는 거니까 우리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니까!” 하는 대목이다. ‘각본’이란 단어는 쉽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좁게 해석해 봐도 이미 부모들은 박대성이란 조작의 개체를 내세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검찰, 소시민 이런 단순한 처지 불만으로 툭 터져나온 단어로 보기는 좀 어렵다. 물론 시사인은 당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이유로 박대성 아버지의 이 발언을 기사화하지는 못했다. 당연히 ‘근거’라는 대목까지 들어갈 수도 없었던 셈이다. 그건 당시 박대성의 아버지가 이야기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고 그럴 마음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지 추측해봐도 몹시 심리적으로 아주 불안해 했던 흔적만 남아 있다. 이를테면 동생까지 서둘러 해외(인도)로 보내야 했던 정도니까.

     

    이렇게 보면 박대성을 미네르바로 조작하는 문제에 있어 박대성의 부모들도 이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여동생도 아마 자세히는 몰라도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미네르바’로 조작한다는 생각까지는 못했을 수도 있다. 뭔가 협조가 필요하다고 그랬고 그것이 오빠에게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로 여겨졌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도 나이 24살이면 ‘사태’는 알만한 나이니까.

     

    아예 서울 땅을 떠나버리는 것으로 근거를 잘라버리는데 동의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그래서인지 구치소 출소 이후에도 박대성은 집이 아닌 김승민의 오피스텔로 가는 것도 가능했던 것이다. 그녀가 서울에 있었다면 돌봐줄 사람과 집도 있는데 굳이 김승민과 있을 이유가 사라진다. 심지어 박대성이 구치소에 있는 동안 그의 부모는 단 한 차례도 면회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경우란 쉬운 것이 아니다.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아직도 김승민과 같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점에서 2009.4.23 아고라 <댓글놀이>에서 김승민이 했던 이야기는 아주 재미나게 들린다.

     

    Paul Ahn

    지금 있는 숙소는 어떤 경로로 있는 곳인가요?? 09.04.23 IP 59.10.***.155

    올바른사람들

    제가 사는 집입니다. 당분간은 저희 집에서 쉬게 할려고 하고 있습니다. 남부터미널쪽의 오피스텔인데 복층이라서 둘이 지내기에는 별 불편함이 없답니다. 09.04.23 IP 119.71.***.199

     

    ‘당분간’이 아니라 구치소를 나온 이후 ‘쭉’ 관리하고 있다. 곁에 두고 통제해야 하니까. 이런 걸 보면서 박대성에게 호의를 베푼다고 하는 사람도 아직 있다. 박대성은 성인 아닌가? 이지가 없다고 보는가? 중증 아스퍼거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도 고도의 기만일까? 여하간 흥미로운 조작이다.

     

    이 정도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조작기획을 박대성의 아버지는 “정부”(政府)라고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다. 즉, 정부 관계자라는 의미다. 어느 수준이어야 가능한 것인가? 그것을 맨 처음부터 검찰이 개입했다고 볼 수는 없다. 검찰은 사실상 후처리 담당에 불과 하니까. 다른 누군가 그 윗선에서 조용히 움직였다는 이야기고, 지금 상태에서는 가장 주목되는 곳은 바로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의 누군가, 혹은 그와 관련된 인물(들)이 박대성의 부모, 심지어 박대성까지 미리 만났다고 보는 것이 정상적인 추론이 된다. 사전 공모인 셈이다.

     

    사실상 시사인은 그 때 이미 조작의 단초(端初)는 잡았던 셈이다. ‘정부의 각본’이라는 단어에 제대로 깊숙이 탐색해 들어갔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전체 그림을 못 읽어서였을까? 아니면 첫 걸음을 독자적으로 떼기가 부담스러워서 그랬을까? 지금까지 벌어지고 있는 일들로 놓고 보면 둘 다 해당되는 듯 보인다. 사건의 흐름이 본격적으로 조작에 조작이 더해지는 와중에서 이 사안 자체를 접고 4월에는 박대성을 띄워주는 인터뷰까지 하게 되었으니까. 대한민국에서 소위 ‘말 길’을 다룬다는 언론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정말이지 아쉬운 일이었다. 지금이라도 그 후속으로 당시 찾지 못했던 진실을 취재하는 것이 독자를 위해 진실을 알고자 하는 국민들을 위하여 <올바른 길>이라고 본다.

     

    박대성은 현 시점 100% 조작된 개체임은 드러난 상태다. 이 조작의 단계를 살펴보는 작업에서 그 시기의 <조작이란 키(key)>를 들고 있는 사람들은 사건의 주변을 찾아 보면 여러 각도에서 여러 형태로 꽤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또한 그 조작을 기획하고 실행하기 이전 준비를 한 것은 한 사람이 아니라 ‘팀’이었다는 것도 간접 증빙되는 대목이다. 이건 어디 도무지 빠져나갈 길이 없는 조작의 프레임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부인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가 되어 버렸다.

     

    이런 조작사건, 참 해괴하기 이를 데 없지만, 단순히 사건 조작이 아니라 그를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이 ‘국익’(國益)과는 전혀 엇박자이고 민의(民意)와는 반대 입장의 일들이었으며 전혀 온당(穩當)하지 못한 아주 사악한 시도였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는 크다. 조작이 드러나면서 곁가지에 해당하는 여러 일들도 동시에 불거지게 되어 있다. 그것이 몹시 부실하면서도 조악했던 이 조작기획의 함정이다.

     

    * 덧글 하나; 작년과 금년, ‘금칙어’로 인해 아고라에 게시하지 못했던 글들의 링크입니다.

    - 연재 제 54 회 ‘딱 한 달만 주시지요! - 동아일보사에 말한다’

    http://cafe.daum.net/ekfkrqkdzkvp/7iPK/33

    - 연재 제 64 회 검찰에 말한다; <검찰 미네르바>라는 단어가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http://cafe.daum.net/ekfkrqkdzkvp/7iPK/44

    - 연재 제 69 회 <일요서울> 다시 보기와 후속 취재방법에 관하여

    http://cafe.daum.net/ekfkrqkdzkvp/7iPK/49